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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보라카이를 처음 갔을때 보았던 바다가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하늘빛이 무심히 부서져 내리고 있었는데 물빛과 하늘빛이 어찌나 조화롭던지 한참동안 넋을 잃고 바라본 적이 있다.
보라카이 화이트비치의 멋진 해변을 지척에 두고 산다는게 참 고맙고 행복한 일이지만 마음만큼 자주 다녀가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도 1년에 한두번씩은 다녀오는 편인데 앞으로는 좀 더 시간을 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유롭게 살고 싶은데 참 마음처럼 안된다. 즐기는것도 습관인것 같다.
보라카이의 매력은 비단 예쁜 바다만이 아니다. 하늘빛 바다와 어울리는 멋진 산호 해변과 야자수 그리고 해변을 따라 늘어선 레스토랑과 카페 등 모두가 화이트비치의 주인인것 처럼 조금도 모자람이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개인들의 취향에 따라 다소 번잡한 분위기를 싫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보라카이의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
아무 목적없이 한가로이 화이트 비치를 걸어도 내가 멈춘 곳에서 바다는 또 다른 모습으로 의미있게 다가온다.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는 총길이 4km 정도로 상당이 큰 해변이다. 보라카이 섬 전체의 길이가 7km인데 반해 절반 이상이 비치로 이루어져 있는 셈이다. 화이트비치의 또 다른 특징은 여느 해변과 달리 모래가 아닌 산호해변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해변의 알갱이 입자가 곱고 하얀색을 띈다. 화이트비치라는 이름도 그래서 생겨나게 된 것이다.
화이트비치는 수심이 얕고 파도가 없어서 물놀이를 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해변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경사가 완만해서 갑작스런 수심변화로 생기는 돌발 사고가 없다.
그러나 전에는 화이트 비치 가까운곳에서 스노클링과 스킨 스쿠버 다이빙을 할 만큼 깨끗했었는데 요즘은 산호와 물고기가 많이 사라져서 안타깝게도 좋은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당국에서도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연 150만명 이상이 찾는 필리핀의 최대 관광지이다 보니 어려운점이 많다.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를 가기 위해서는 까띠클란(Caticlan) 공항(현재는 고프레도 라모스 / Gofredo P. Ramos 공항으로 명칭이 바뀜)이나 깔리보(Kalibo)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까띠클란 공항은 보라카이 옆 파나이섬의 말레이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이 공항은 국내선 공항으로 이용되는 아주 작은 공항이다. 까띠클란 공항을 이용하면 공항에서 선착장까지 도보로 5분 그리고 방카 보트를 타고 20분이면 보라카이에 들어갈 수 있고 깔리보(Kalibo) 공항도 역시 파나이섬의 깔리보 지역에 위치한 공항으로 국제선과 국내선 공항을 겸하고 있는데 공항에서 까띠클란 선착장까지 육로로 2시간정도 걸리는 조금 먼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 두 공항의 차이는 항공료와 직항 여부의 차이다. 인천과 깔리보 공항 사이에 직항 라인이 있어서 깔리보 공항이 조금 불편하지만 항공료는 저렴한 편이다. 그리고 편리성은 까띠클란 공항이 좋다. 비용과 시간적 여유에 따라 편리한 경로를 선택하시면 된다.
보라카이는 원주민만 1만 5천여명이 살고 있고 거기에 많은 관광객들의 수가 더해져서 면적에 비해 어마어마한 인구 밀도를 보여준다. 그래서 화이트비치의 비치로드나 시장등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한적한 여행을 원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상황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사람 냄새 나는 비치로드가 보라카이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보라카이. 하늘을 품은 바다!!
이러 저런 이유를 불문하고 보라카이에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이유는 아직 하늘을 품은 바다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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