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라무로스(Intramuros)는 마닐라 베이(Bay)의 로하스 볼리바드(Roxas Boulevard) 대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리잘공원(Rizal Park)을 지나서 바로 볼 수 있다. 성벽의 중심에서 볼 때 오른쪽으로는 파식강(Pasig River)이 흐르고 있고 왼쪽으로는 마닐라 베이(Bay)가 있는 파식강 하구에 자리 잡고 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에 자리 잡은 인트라무로스 지역은 과거 마닐라의 상업과 교역의 중심지였고 강을 통해 내륙으로 침입하려는 왜구나 해적들을 방어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요새였다. 스페인은 필리핀을 정복하고 식민 지배를 시작하던 16세기말에이와 같은 지리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곳에 성을 쌓아 인트라무로스(Intramuros)라 이름하고 통치기구와 요새 그리고 학교와 교회 등을 지어 그들만의 작은 도시를 만들었다.
인트라무로스는 스페인 말로 성(벽) 안이라는 의미로 ‘벽 안의 도시’(Walled City)라고도 불린다. 이곳은 총 60헥타르(18만평)의 부지에 두께 2.4m 그리고 높이 6.7m의 성벽으로 둘러쳐진 작은 도시이다. 이곳은 스페인 통치자들과 군인 그리고 초기 스페인의 정착민들이 거주하던 곳으로 필리핀 원주민들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곳이었다.
인트라무로스에는 많은 유적들이 있지만 지진과 전쟁(2차 세계대전)으로 상당량 소실되고 현재는 일부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현재 남아있는 유적 가운데 둘러 볼 만한 곳은 샌티아고 요새(Fort Santiago), 마닐라 대성당(Manila Cathedral), 산어거스틴 성당(San Augustin Church), 빛과 소리의 박물관(Light and Sound Museum), 샌 디아고 가든(Baluarte San Diego and Garden) 등등이다.
필리핀 사람들에게 인트라무로스는 단순한 유적지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곳이다. 스페인의 식민통치에 저항했던 수많은 필리핀의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의 영혼이 잠든 곳이다. 이곳에 필리핀의 자존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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